수술 많은 곳 사망위험 낮다 수술을 많이 하는 병원이 질 높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볼 수 있을까. 많은 사람이 병에 걸리면 수술을 많이 하는 병원을 찾게 된다. 수술 건수가 많을수록 시술 결과도 좋을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울산대 의대 예방의학과 이상일 교수와 서울대 의대 의료관리학교실의 양승욱 연구팀은 2001년 1월2005년 12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심사 자료를 토대로 식도암, 췌장암, 위암, 대장암, 폐암, 방광암, 유방암 수술 건수를 분석해 암 수술 후 30일 사망률과 5년 생존율을 비교했다. 그 결과 30일 이내 사망위험은 시술건수가 적은 병원(하위 25%)이 시술건수가 많은 병원(상위 25%)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이 교수는 암 수술이 많은 병원은 수술 대기시간이 길기 때문에 수술을 빨리 받아야 될 환자로서는 좋은 선택이 아닐 수도 있다면서 단순 절제술 정도면 집에서 가까운 일반 종합병원에서 수술을 받아도 결과에 큰 차이가 없으므로 종합적인 판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교수의 말대로 수술건수를 바로 의료의 질과 연결할 수는 없다. 수술 건수가 많은 병원은 수술실이나 병상 수가 다른 병원에 비해 많은 편이다. 이에 따라 병상당 수술 건수 또는 병상당 해당 분야 교수 수 등을 감안해 분석해볼 필요가 있다. 병상 수를 수술 건수로 나누는 병상 대비 수술건수는 국립암센터가 1위, 원자력병원이 2위였다. 병상 당 암 환자수가 많다는 것은 일반 환자에 비해 암 환자들이 많이 몰린다는 말이다. 두 병원은 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특성화된 암센터 전문병원이다. 또 산부인과 환자들이 가장 많이 몰리는 제일병원은 난소암과 자궁경부암 분야에서 병상당 수술 건수가 가장 많았다. 제일병원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1963년에 자궁암 조기진단센터를 만들어 부인암 진단에 앞장서 왔고 최근엔 자궁경부암 진단에 지능형 컴퓨터를 도입해 검진의 오진율을 크게 낮추는 시도를 하고 있다. 가장 많은 암 환자를 수술하는 서울아산병원의 경쟁력은 어디에 있을까. 이 병원은 국내 최대 병상(2200병상)에다 최대 중환자실 병상(170병상)을 보유하고 있다. 1990년 개원 초기부터 운영된 세부 전공의 시스템 운영도 수술 숙련도를 키우는 데 도움이 됐다는 분석이다. 외과 의사 가운데 유방암 수술을 하는 사람은 유방암 수술만, 갑상샘암 수술을 하는 사람은 갑상샘암 수술만 맡고 있다. 상당수 병원에선 유방암을 수술하는 의사가 갑상샘암 또는 대장암 수술도 하는 경우가 많다. 폐암분야에서 1위를 기록한 삼성서울병원은 협진시스템 구축이 뛰어나다. 호흡기내과, 영상의학과, 흉부외과, 혈액종양내과, 치료방사선과 등의 협진을 통해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수술 건수 대비 담당 교수 수도 의미가 있다. 1인당 수술 건수가 많을수록 환자가 많이 몰린다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2005년 암 수술 건수를 병원 재직 교수 수로 나눠 순위를 매긴 결과 서울대병원이 갑상샘암에서 교수 한 명당 수술 건수가 700여 건으로 독보적으로 많았다. 서울대병원에서는 매년 700800건의 갑상샘 수술을 외과 윤여규 교수가 독보적으로 해오고 있다. 하루에 적게는 7명, 많게는 10명의 갑상샘암 환자를 수술할 정도다. 간암 분야도 교수 한 명당 수술 건수 순위에서 서울대병원이 우세했다. 세브란스병원은 난소암과 위암에서 교수 한 명당 수술을 가장 많이 하는 병원으로 나왔다. 특히 위암의 경우는 2006년 한 해에 1100여 건의 수술을 외과 노성훈 교수와 형우진 교수 두 사람이 다 했을 정도이다. 노 교수는 2003년 동아일보 베스트 닥터에 선정되기도 했다. |